한 사 람
막차와 어머니 본문
아범아 이제 네 집에서 가야겠다.
네?
어머니 어디를 가시게요?
내 집에 가야지,
저녁 잘 먹고 쉬었잖니,
내가 처음으로
네 집에 와서
잘 있다 간다.
너 참 장가 잘 들었다.
어멈이 살림을 참 잘하는구나,
음식 솜씨도 좋구
아이들도 잘 가르치고…….
그러니 이제 내가 가야지
어머니 막차가 끝났어요.
아니 지금이 7시40분인데
벌써 끝났어?
버스 기사 아저씨도 집에 가서 쉬어야죠.
그러지 마시고 목욕 하세요.
손녀들이 시켜 드릴꺼예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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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결혼후에 같이 살아야 한다"며
시집살이를 시키신 어머님은
이젠 우리와 같이살았던
기억 조차도 잃어버리셨다.
작년 7월 부터
요양원으로 모신 어머님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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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머님을
오늘은 집으로 모셔와
하룻밤을 자기로 했다.
그 요양원에서도 어머님은
갑자기 사람이 많이 오거나 하면
개인 개인을 분별을 잘 못하실 정도여서
너가 누구니?
하곤 물어 보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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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이들과 오랜 준비속에
(가족원 스케줄과 역할분담)
목욕은
아이들이
음식은 아내가
손, 발톱 깍기는 내가
그리곤
오랜만에
어머니와에 하룻밤,
모시고 살땐 따로 잠을 잤는데
이번엔
온 식구가 같이 자기로 했다
그래서 어머님 옆은
내 자리부터
그 옆은 아내
그 옆은 딸
이런 순서로
온 식구가
같이 잠을 잔다.
오랜만에
어머님에 주무시는
숨소리를 들어본다.
분명 건강하실 때와는 달라진 게 없는데,
나의 가는 길을 오직 그가 아시나니
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
내가 정금 같이 나오리라 (욥23:10)